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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정한 노벨평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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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칙한 괴짜들을 위한 노벨상

기발한 발상, 이색 연구에 주어지는 이그노벨상
이그노벨상 수상자 엘레나 보드나르 박사


오바마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으로 이런 저런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모르고 있던 시상식이 있었으니 "2009 이그 노벨상"

노벨상의 패러디, 엽기 노벨상으로 알려진 이그노벨상은 미국 하버드대의 유머과학잡지인 '기발한 연구 연감(Annals of Improbable Research)'이 과학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1991년 제정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권위(??)있는 상이다.
'이그노벨'이란 노벨상을 풍자해 만든 상으로, 가공인물인 이그나시우스 노벨(Ignacius Nobel)에서 이름을 땄다. 여기서 '이그노벨(Ig Nobel)'은 '고상한'을 뜻하는 영어 단어 '노블(noble)'의 반대말로 '품위 없는'을 뜻하는 '이그노블(ignoble)'과 상통한다.

시상 부문은 노벨상의 7개 부문(물리학․화학․의학․문학․평화․경제학․생물학)이 거의 고정적이며, 그때그때 필요한 부문이 추가로 시상되는 형태를 띄고 있다. 그리고 매년 가을, 진짜 노벨상 수상자가 발표되기 1~2주 전에 하버드 대학의 샌더스 극장에서 시상식이 거행된다. 수상자에겐 상금은 물론 시상식에 참가할 교통비, 숙박비도 지급되지 않는다.

하지만 진짜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한 1천 2백여 명의 관람객이 연구주제 만큼 독특하고 재밌는 퍼포먼스와 공연을 볼 수 있어, 상을 받는 사람도 이를 지켜보는 사람도 즐거운 유쾌한 시상식이 진행된다. 올해엔 보드나르 박사가 자신의 발명품인 브래지어 형태의 방독면 들고 나타나 노벨상 수상자 볼프강 케테를레 교수, 소설가 오르한 파묵,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 등 저명인사들의 얼굴에 일일이 씌어주어 관객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이그노벨상의 역대 수상작을 살펴보면 재치 있고 기발한 주제들이 많다. 1m 안팎의 식탁 높이 때문에 식빵을 먹다 떨어뜨리면 잼 바른 쪽이 바닥에 닿는다는 실험(1996년 물리학상), 속옷에 묻은 정액 자국을 초록색으로 변하게 만드는 남편 외도 탐지용 스프레이(1999년 화학상), 눈감은 사람이 한 명도 없는 단체 사진을 얻자면 최소 몇 회 이상 찍어야 하는지 계산한 공식(2006년 수학상),  등이 그렇다.

우리나라에서도 1999년 FnC코오롱(주)의 권혁호가 향기나는 양복을 발명한 공로로 환경보호상을 받았다.

올해의 수상작 가운데 가장 엽기적이라고도 할수 있는것은 평화상을 수상한 스위스 베른대 법의학 연구팀의 맥주병 연구. 연구팀은 맥주로 가득 찬 병과 빈 맥주병으로 어떤 사람의 머리를 내려쳤을 때 어느 쪽이 더 두개골에 상처를 입히는지를 실제 실험한 결과 빈병이 더 위험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실험에는 점토 두개골 모형이 이용됐다고 한다.

또 공중보건상을 수상한 시카고 의대 연구팀의 '방독면 브래지어'도 기발한 연구.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당시 많은 사람들은 마스크 부족으로 방사성 요오드(Iodine-131)와 같은 방사능 먼지 중독 현상을 겪었다. 이를 목격한 우크라이나 출신 과학자 엘레나 보드나르(Elena Bodnar) 박사와 그녀의 동료는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렸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방독면 브래지어'로 비상시 한 쌍의 헤파(HEPA) 필터 방독면으로 변환할 수 있는 있는 브래지어다.

보드나르 박사는 "브래지어는 거의 모든 여성이 착용하는 속옷이기 때문에 재해 또는 테러 공격 등 위기 순간에 방어용품으로 사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발명품으로 보드나르 박사팀은 올해 '노벨 공중보건상'을 수상했다. 


의학상 수상 연구도 웃음을 짓게 하는 연구. 알레르기 전문의 도날드 윙거는 손가락 마디 꺾기가 관절염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내 이그노벨상을 수상했다. 그는 어릴 때 자신의 어머니가 경고한 것이 사실인지 아니지 밝혀내기 위해 왼손을 대상으로 하루에 두 번씩 손가락 꺾기를 했다. 오른손은 하지 않았다. 60년 동안 연구 끝에 어떤 손도 관절염으로 고통받지 않았다는 것.
물리상은 아이들이 종종 질문하는 의문, 즉 '임산부는 왜 넘어지지 않는가'라는 의문에 답을 한 미국 신시내티대와 하바드대, 텍사스대의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이에 따르면 여성의 아래쪽 요추가 쐐기 모양인 반면 남성은 사각형이라는 것이다.

또 몸 크기에 비해 주요 고관절의 크기가 여성이 남성보다 14%가 더 크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여성의 신체 곡선과 척추 아랫부분이 강화돼 임신 중에도 넘어지지 않는다는 것.

이밖에 화학상은 데킬라를 이용해 반도체 원료인 다이아몬드필름을 만드는 방법을 알아낸 국립멕시코자치대학 연구팀에게, 수학상은 천문학적인 인플레를 막지못한 짐바브웨의 준비은행 책임자에게, 수의학상은 정기적으로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젖소가 우유를 좀 더 생산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에게, 생물학상은 자이언트 팬더의 배설물에서 추출한 박테리아가 음식물쓰레기 양을 90%까지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알아낸 일본 기타사토대 연구팀에게 돌아갔다. 

재미있고 단순한 연구 주제와 내용 같지만 그렇다고 가볍게만 생각하면 곤란하다.
수상작의 상당수가 '네이처' 같은 전문 학술지에 게재됐던 연구 결과들이다. 연구자들도 모두 '진짜' 과학자들이다. 재미있다고 의미가 없는 건 결코 아닌 것이다.

복잡한 공식, 어려운 과학 용어는 과학을 딱딱한 학문으로 생각하게 만든다. 과학은 어렵고 진지하다는 편견 속에서 사소하고 기발한 과학자들의 상상이 쉽게 무시될 수 있다. 하지만 이그노벨상은 과학의 본령이 재미에 있음을 알려준다. 또 그 재미 속에서 위대한 발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뭐하느냐고 물으면 늘 "미생물을 갖고 논다"고 답했던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이 기적의 치료제 페니실린을 발견했다는 점만 생각해도 그렇다.

사소하고 쓸모없어 보이고 심지어 엽기적인 연구라고 생각돼도 하찮게 넘기지 말자. 그 사소하고 유머러스한 연구가 이그노벨상의 영광스러운 수상작이 될 수 있으니까 말이다.

2009년 이그노벨상 수상자

구분

수상자

수상 업적

공중보건상

우크라이나 옐레나 보드나르

브래지어 방독면

평화상

스위스 베른대 법의학장 스테판 볼리거

빈 맥주병이 맥주가 든 병보다 더 치명적

수의학상

영국 뉴캐슬대 연구팀

이름이 있는 젖소는 그렇지 않은 소보다 더 많은 우유를 생산해낸다.

생물학상

일본 기타사토대 의학대학원 다구치 후미아키

음식쓰레기를 분해하는 데 판다의 변(便)이 특효약

수학상

짐바브웨 중앙은행

인플레이션을 방치해 실제 가치 1센트인 액면가 100조달러짜리 지폐 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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